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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나를 얼마나 알아?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에 대해 딸과 나눈 대화

by 엘바바 2025. 4. 22.

엄마는 나를 얼마나 알아?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에 대해 딸과 나눈 대화

엄마는 나를 얼마나 알아?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에 대해 딸과 나눈 대화
엄마는 나를 얼마나 알아?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에 대해 딸과 나눈 대화


1. “엄마는 내가 화난 걸 어떻게 알았어?” – 감정은 말보다 먼저 보여

수연아, 네가 가끔 이런 말 한 적 있지?
“엄마, 나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어떻게 내가 화난 줄 알았어?”

그게 바로 엄마가 너를 ‘이해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야.

사실 우리는 말을 하지 않아도 표정이나 행동, 눈빛으로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어.

예를 들어 네가 입을 삐죽 내밀고 소파에 푹 들어가 있으면, 엄마는 ‘아, 뭔가 속상했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거지.

 

사람들은 서로 다르게 생기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느껴.

그런데 그 다름 속에서도 서로를 이해하려고 할 때 우리는 가까워지고 따뜻해질 수 있어.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누군가의 얼굴을 보면 기분을 짐작할 수 있잖아.

그건 우리가 상대방을 ‘공감’하고 ‘관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야.

 

하지만 이 능력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니야.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자주 이야기하고, 마음을 자주 들여다보려고 노력할 때 점점 더 깊어지는 거란다.

엄마가 너랑 매일 하루 일과를 묻고, 기분이 어땠는지 묻는 것도 다 그런 이유야.

"오늘 뭐 재미있는 일 있었어?"라는 질문 하나에 엄마는 네 마음을 조금 더 들여다보게 되고,

넌 그만큼 표현하는 연습을 하게 되는 거야.

 

그러니까 말이야, "엄마는 나를 얼마나 알아?"라는 질문보다 더 중요한 건

"엄마에게 나는 내 마음을 얼마나 보여줬을까?"일지도 몰라.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선 말하고, 듣고, 느끼는 연습이 정말 중요하단다.


2. “내 마음은 내가 제일 잘 알아” – 하지만 그걸 말해줘야 알 수 있어

수연아, 엄마가 너한테 궁금한 게 있어.
혹시 이런 생각 해본 적 있니?
"내 마음은 내가 제일 잘 아는데, 왜 엄마는 자꾸 오해하지?"

 

그건 아주 자연스러운 생각이야. 왜냐하면 사람은 자기 마음을 제일 가까이에서 느끼는 존재니까.

그런데 그 마음은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아. 엄마는 네 마음을 전부 다 들여다볼 수 있는 마법사가 아니거든.

 

예를 들어 네가 학교에서 친구랑 다퉜는데, 집에 와서 아무 말도 안 하고 방에 들어가 문을 닫았다고 해 보자.

엄마는 ‘오늘 피곤했나 보다’ 하고 생각할 수도 있어.

그런데 사실은 마음이 아픈 일이 있었던 거잖아? 엄마는 그걸 네가 말해주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어.

그래서 엄마는 항상 이렇게 말해.
“속상한 일이 있으면 말해줘. 엄마는 네 편이니까.”
그건 엄마가 너를 이해하고 싶다는 뜻이고, 네가 말해주는 만큼 엄마는 너를 더 많이 알게 되는 거야.

 

이해란 마법처럼 자동으로 생기는 게 아니라, 서로 마음을 나누는 과정 속에서 자라나는 나무와 같아.

네가 물을 주면 자라고, 안 주면 그대로 멈추는 나무 말이야.

 

그리고 때로는 말로 표현하는 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어.

그럴 땐 글로 써도 되고, 그림으로 표현해도 돼.

중요한 건 엄마와 너,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려는 시도’를 하는 거야.

그게 바로 타인을 이해하는 첫 걸음이란다.


3. “엄마는 내가 되는 건 아니잖아” – 이해에도 한계가 있어

수연아, 우리가 아무리 서로 사랑하고 열심히 이야기해도, 엄마는 네가 될 수 없고, 너도 엄마가 될 수 없어.

이건 조금 슬픈 진실이지만, 동시에 아주 중요한 사실이야.

 

아무리 네가 "엄마, 나 진짜 슬펐어"라고 말해도, 엄마는 그 슬픔을 너만큼 똑같이 느낄 수는 없어.

그건 네가 겪은 일이니까, 너만이 그 감정을 완전히 느낄 수 있는 거야.

 

그래서 때로는 우리가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한다고 착각하기도 해.

친구가 힘든 일을 겪고 있을 때, “나도 그런 적 있어!” 하면서 위로하고 싶지만,

사실은 그 친구만의 상황이 있고, 감정이 있고, 속도가 있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내가 너랑 완전히 똑같이 느낄 수는 없지만, 네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라는 자세를 가지는 거야.

 

이해에는 한계가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 그 자체가 진짜 이해의 시작이기도 해.

왜냐하면 그걸 알면 우리는 더 조심스럽게 말하고, 더 진심으로 들으려 노력하게 되거든.

 

엄마도 늘 너를 이해하려고 애쓰지만, 그 과정에서 실수도 하고, 오해도 해.

그럴 땐 너의 솔직한 말이 엄마에게 큰 도움이 돼.

그리고 엄마가 잘못 알았을 때 “엄마, 그게 아니야”라고 말해줘. 그 한마디가 우리 둘의 거리를 더 가깝게 만들어줄 수 있단다.


💬 마무리하며 – 이해는 선물처럼 주고받는 것

수연아, 이해한다는 건 그냥 ‘알아주는 것’이 아니야.

그 사람을 향해 마음을 쓰고, 그 마음에 다가가려는 노력 자체가 바로 이해야.

 

엄마는 매일매일 너를 이해하려고 해.

네가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말에 웃고, 어떤 상황에서 마음이 무너지는지를 살펴보며 말이야. 그

런데 엄마도 아직 배우는 중이야. 그러니까 우리 같이 배워가자.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연습,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연습, 그리고 ‘이해하려는 마음’을 선물처럼 주고받는 연습을 말이야.

 

“엄마는 나를 얼마나 알아?”라는 질문에는 이렇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아.
“엄마는 네 마음을 완벽하게 알 수는 없지만, 언제나 더 잘 알고 싶어 해.
그리고 너도 엄마에게 너의 마음을 보여줄수록, 우리는 더 가까워질 거야.”